손수 만들어 낸 육수로 끓여 더욱 깊은 감칠맛, 두 분 사장님의 손님 대하는 모습은 '아름다워'

▲ 강원 동해시 천곡동 재래시장 안쪽에 위치한 '진보삼계탕' 전경.

겨울하면 생각나는 '겨울바다'의 중심에 선 강원 동해안이 올 겨울들어 더욱 세찬 바람이 몰아칠 것 같은 분위기다.

코로나 19라는 복병을 만나 겨울 여행이 더딘 지금, 그래도 겨울바다를 찾아 나서는 관광객들에게 한 번 쯤은 찾아봐야 할 음식점이 하나 있다.

 

강원 동해시 천곡동 재래시장 안쪽에 위치한 '진보삼계탕'(대표 김순임.사진)은 말 그대로 '진짜 보약'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의 푸짐하고 넉넉한 음식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소중한 가족들과 떠나는 여행에서 추억이 돋을 수 있는 음식점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진보삼계탕'에 들어서면 첫 눈이 보이는 모습이 한 번쯤 다시 찾게 만든다.

'진보삼계탕'에 들어서는 순간, 푸근한 사장님의 첫인사는 손님들을 기분좋게 만든다.

▲ 골동품 수집에 취미를 가진지 50년이 흘러도 여전히 변함없는 '골동품 사랑'에 흠뻑 빠진 김세진 대표는 후손들에게 학습효과를 주기 위한 삶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보글거리는 삼계탕이 나오기 전 곳곳에 놓인 옛날 도자기 등 골동품이 진열돼 있는 풍경은 아이들에게 학습효과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50년 전 골동품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김세진 대표는 오늘에서야 '학생들에게 학습자료로 남기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김 대표는 "음식점을 하면서 후손들에게 남겨줄 것이 이것 밖에 없을 것 같다"며 "평생 1천여 점 이상의 골동품을 수집해 오면서 후회는 없었다"고 말하는 김 대표의 눈가에는 그동안 공들여 온 취미생활이 '빛을 볼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모든 상경기가 쇠퇴하고 있지만, '진보삼계탕'의 장수 비결은 아마도 '손맛'에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 직접 만든 장으로 손님상에 올리는 정성은 요즘 같은 시대에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취재진을 바깥으로 불러내 장독에 들어있는 장맛을 보라며 건넨 깊은 장맛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정성으로 비춰진다. 아마도 이러한 정성에 단골 손님들은 늘어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진보삼계탕'은 쌀과 녹두, 대추 등 진도와 병산에서 직접 공수해 와 음식에 곁들인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산삼도 6년근 이상 된 산삼을 사용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여사장님의 솔직 담백한 말씀에 신뢰는 저절로 쌓인다.

일반음식점에서는 재료를 직접 주문해 사용하는 곳도 있지만, '진보삼계탕'은 직접 고추를 빻으러 방앗간을 이용하고 있다. 그만큼 사람을 살리는 곳이 음식점이라는 말을 되새겨본다. 

'진보삼계탕'을 자주 이용하는 단골손님들의 농담은 "여기는 진보냐? 보수냐?"라고 짓굿게 농담을 시작으로 '정치'(?)를 떠난 진심어린 삼계탕의 맛을 느끼게 했다.

▲ 각기 다른 성격의 두 분 사장님들이었지만, 한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서로 닮아가고 있었기에 아름다웠다. (사진 왼쪽 김세진. 김순임 '진보삼계탕' 대표)

한 음식점을 하면서 각기 다른 취미를 갖고 있는 두 분 사장님의 독특한 생활모습은 수십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 이유는 손님을 대하는 마음과 자세가 남달랐기 때문이었다. 

직접 만든 갓김치와 이틀 이상 우려낸 육수, 좋은 재료만 고집해 넣은 삼계탕에 반하지 않을 손님은 없을 것만 같았다.

푹 우려내서 뼛살이 쏙 빠지는 삼계탕을 고집한지 9년, 평소 '삼계탕이 이런 맛이구나!'라고 느낄 만큼의 정성을 담은 '진보삼계탕'이 맛집으로 소문나지 않을 수 없다.

두 분 사장님의 취미가 시간을 내서 주변 곳곳에 음식을 탐방하러 다니는 것이었다. 오손도손 두 손 꼭잡고 노년을 즐겁게 사는 인생살이가 매일매일 떠오르는 동해바다의 태양이었다.

'진보삼계탕'이 지금까지 단골손님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두 분 사장님의 꾸준하고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아닐가 싶어 깊어가는 가을에 손맛이 느껴지는 '진보삼계탕'을 한 그릇 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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