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많은 재산이나 높은 지위를 갈망한다. 그러나 성실한 노력이 아닌 요행이나 편법으로 얻은 재산과 지위는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아니, 도리어 내던져 버린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에게 "(삭감 예산을) 살려야 하지 않겠나. '의원님 꼭 살려주십시오' 절실하게 한 번 해보세요"라고 말한 것은 국민을 대변한 리더로서 이상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지난 5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 의원은 "법사위 예산심사를 하면서 참 창피하다. 다리 하나, 도로 하나만도 못한 예산 규모인데 우리 소위는 참 짜게 심사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법원의 판례 모음집 '법고을LX' 사업 예산이 지난해 3천만 원에서 0원으로 삭감된 것을 언급했고, 조 처장은 박 의원의 언급에 "국회 논의과정에서 잘 살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3천만 원이라도 좀 절실하게 말씀해달라"며 "'의원님, 꼭 살려주십시오. 정말 국민을 위해서 필요한 일입니다. 다리하나, 상판 하나에 해당하는 돈 밖에 안되는 거예요' 한 번 하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살려주십시오, 한 마디면 끝날 일을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박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됐고, 박 의원은 "예산이 회복돼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질의를 한 것"이라며 "다만 이 표현이 예산심의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이 우월적 권한 남용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사과드린다"고 했다.

국민의 대변인으로서 국회에 앉아있는 리더의 모습으로 비춰볼 때 박 의원은 '덕으로써 언행을 관철한다'라는 논어의 말을 빌어 사람과 집단을 이끄는 리더의 공평한 배려와 정의로써 자신의 언행을 관철하지 못했다.

북극성을 중심으로 별들이 회전하듯 리더를 중심으로 올바르게 살아가려는 국민들이 선택한 국회의원의 모습도 잃었다.

물론, 박 의원은 법원행정처장에게 간접적으로 자신의 표현에 언짢지 않았는지 물었고, 괘념치 말라는 간접 전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서 이뤄지는 국정감사가 방송을 통해 전파되면서 국회의원 한 마디가 과연 '리더'로써 자격이 있는지 의문점을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살려주세요, 한 번 해보세요"라고 말한 박 의원의 발언은 그 자체가 가치가 없었다.

주변의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며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한다. 누구를 대하든 배려를 잊지 않고 예의도 지켜야 한다. 이러한 사람에게는 주위의 모든 이들이 호의를 갖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 모두가 그와 깊은 우애를 나눈 형제가 되어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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