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모임도 삼가해 달라는 시장의 '긴급 호소문'에 역행... 시민들 '삼척시체육회' 지적

코로나19 비상 시국에 강원 삼척시체육회가 '스토브리그'(축구대회)에 8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앞서 김양호 시장은 지난 17일 '코로나19 관련 긴급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시민여러분들께서도 인근 지역의 방문과 지인과의 만남을 최대한 자제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하며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삼척시체육회는 김 시장의 긴급 호소문과는 달리 삼척시에서 8천만 원의 예산을 받아 '스토브리그'를 개최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코로나19 예방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지자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운동 모임도 예외가 아닌 가운데 경기를 개최하려는 삼척시체육회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것이 체육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삼척시에서는 첫 지역 내 감염과 공공기관 직원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위기도 고조되면서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뜬금 없는 '축구대회'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을 비롯해 체육회 관계자들도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삼척시는 지난달 20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시키면서 지역 기관·단체, 기업체 등과 협력해 타지역 인구 유입 차단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8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삼척에서 축구경기를 개최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이는 김 시장의 긴급호소문과 역행하는 것으로 삼척시체육회가 지자체에 큰 부담을 안기면서 시민들의 세금을 허투른 곳에 써 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긴급 대시민담화문을 발표하고 모임 자제 등 원칙을 준수해 달라고 하는데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상황인지 모르겠다"며 "지역 경기가 멈추고, 소외계층들은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시국에서 축구대회라니..."라며 쓴소리를 냈다. 

또, 타 체육종목단체 관계자도 "축구대회를 하려면 다른 체육 종목도 하게 해달라"며 "친‧인척간의 모임을 비롯한 가족 간의 모임도 당분간 삼가해 달라는 시장의 호소문에 8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운동경기를 개최한다는게 말이되는 소리냐"며 일갈했다. 

삼척시의 이 같은 불필요한 예산 지출이 예정되면서 시의회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한 시민은 "누구의 작품인지 한 번 들여다 볼 예정이다"며 "삼척시체육회가 무슨 명목으로 이런 비상 사태에 축구대회를 개최하려는지 시민들은 알아야 하고, 어려운 시국에 혈세 8천만 원을 들인다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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