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우 정선군민(JS농축산기계 대표)

"철거된 알파인경기장은 그야말로 천덕꾸러기가 될 것이며, 크게는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목표에도 반하는 것"

 

 

강원 정선군 알파인경기장 존치 문제로 관내 사회단체와 시민들을 비롯, 강원남부권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정선군의 수장인 군수까지 주민들과 뜻을 함께 한다고 한다. 필자 역시 대다수 주민들과 같은 생각, 즉 합리적 존치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가장 큰 이유는 합리적 존치가 산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산림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126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8.5%이며, 국민 1인당 연간 약 249만 원의 산림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생태계 서비스는 다양한 경제적·환경적·사회적 외부효과를 발생시켜 산림을 지속가능하도록 한다. 이러한 산림은 현시대뿐만 아니라 국가, 국민 모두가 산림을 잘 보존하고 가꾸어 후세대도 산림 혜택을 지속해서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림청 발표는 국민의 삶의 질 개선과 직결된 산림의 공익적인가치 126조원 중에는 산림휴양 17.1조원이라는 흥미로운 자료가 있다. 산림의 가치는 인간도 함께 즐기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가꾸고 그 속에서 함께 살아감으로써 우리 인류의 가치를 더 높아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합리적 존치를 지지하는 또 다른 이유는 복원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막대한 국민 혈세를 들여 복원한다고 해도 예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또, 원상복원을 위해 오히려 건물, 도로, 시설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해, 소음, 분진, 폐기물 처리는 우리 인간들에게 2차 환경 파괴를 야기 할 뿐이다.

 

필자는 말하고 싶다. 인간이 누려야 할 자연은 인간이 지켜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우리가 행한 지난 과오에 사로잡혀 갑론을박할 것이 아니라 현명한 결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산림청이 강원도와 했다고 하는 그 ‘약속’을 존중한다고 해도, 잘못된 약속임이 명확한 현 시점에서 현명한 결정을 애써 뒤로 하고 반드시 여기에 목을 매야 하는가.

우리 헌법 122조는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제123조 2항에는 “국가는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했다.

존치와 복원의 다툼으로 인하여 우리가 관리하지 않게 되면 가리왕산이 지닌 산림자원이 방치되고 올림픽 문화유산 역시 사라지게 된다. 이는 지역주민이 정부를 불신하고, 철거된 알파인경기장은 그야말로 천덕꾸러기가 될 것이며, 크게는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목표에도 반하는 것이다.

지난겨울 동계올림픽 기간 우리 정선군민이 보여준 뜨거운 응원 서포터즈, 세계최고 수준의 자원봉사, 국적에 관계없는 응원은 세계가 인정한 우리 지역 자긍심이다. 이러한 열정으로 정선군민들은 가리왕산을 잘 가꾸고 지켜 나갈 수 있다.

또, 우리 주민이 앞장서서 산림보호를 위한 감시 원칙을 지켜 나갈 수 있으리라 자부한다. 알파인 경기장 곤돌라가 합리적으로 존치돼 이를 통해 남녀노소, 장애인까지 전 국민, 전 세계인이 가리왕산과 백두대간의 장관을 감상하고, 자연이 주는 영감을 얻는 한편 경외심을 갖고 자연을 더욱 사랑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라고 볼 수 있는 정선 알파인경기장 존치로 나의 아들 '권우민'을 비롯, 폐광지역이라는 열악한 현실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을 '정선 알파인경기장'과 '평창동계올림픽의 영광'을 없애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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