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재개발지역서 불, 다문화 가족 3명 숨져
지난달 31일 오전 3시 5분께 강원 원주시 명륜동 주택 밀집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 70대 여성, 9살과 8살 손녀와 손자 등 모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화재는 석유난로에서 발생한 이웃집 화재가 좁은 골목길 건너편 다문화 가정의 집으로 번져 빚어진 참극이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로 필리핀 국적의 할머니 A(73)씨, 9세 손녀, 7세 손자 등 3명이 숨졌으며, 아이들 엄마인 필리핀 국적 B(32)씨는 유독가스로 인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이웃집 주민 C(65)씨는 화상 치료를 받고 있다.
불은 C씨 집에서 처음 발생했다. 전날 오후 8시쯤 석유난로를 피운 뒤 잠든 C씨는 다음 날 새벽 3시쯤 타는 냄새에 잠을 깼다. C씨는 집 밖으로 대피했지만, 불은 골목 건너편 A씨 집으로 번졌다.
화재 당시 A씨 가족은 안방에 모여 잠을 자고 있었다. 이웃 주민들이 B씨를 구조했지만, 안방 전체에 불길이 번지면서 할머니와 아이들은 구조하지 못했다.
불이 난 지역은 오는 9월 재개발을 앞둔 곳으로 사람 두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골목길이라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했다.
소방대원들은 20m쯤 떨어진 소화전에서 호스를 연결, 화재 집압에 총력을 기울였고, 이날 화재는 집 2채를 모두 태운 뒤 1시간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한편, 숨진 A씨는 지난해 딸 B씨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가 참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또, B씨는 최근 코로나 여파로 다니던 플라스틱 공장을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서 용접 관련 일을 하던 B씨 남편 김모(50)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귀국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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