困 : 괴로울 곤
獸 : 짐승 수
猶 : 오히려 유
鬪 : 싸울 투

위급할 때는 짐승도 적과 싸우려고 덤빈다는 뜻으로, 궁지에 몰린 사람이 최후의 발악을 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좌씨전(左氏傳)》에 실려 있는 다음 이야기에서 나온 성어이다.

중국 진(晉)나라의 경공(景公)이 초(楚)나라와의 싸움에서 크게 패하고 온 장수 순림보(荀林父)의 관직을 박탈하고 참형에 처하려고 하자, 대부 사정자(士貞子)가 반대하며 간언하였다.

"문공(文公) 때 우리 진나라가 성복에서 초나라와 싸워 크게 이겼으나 문공은 근심하였습니다. 신하들이 큰 승리를 거두었는데 걱정하는지 묻자, 문공은 '성복의 싸움을 지휘한 초나라의 재상 성득신(成得臣)이 살아 있는 한 근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곤경에 빠진 짐승도 힘껏 싸우는데, 한 나라의 재상은 말할 나위 있겠는가[困獸猶鬪 況國相乎]'라고 하였습니다. 성득신이 초나라 왕의 명령을 받고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문공은 자신을 해칠 사람이 없어 기뻐하였다고 합니다.

그뒤부터 진나라는 초나라와의 싸움에서 모두 이겼으며 초나라는 점점 위력이 약해졌습니다. 순림보를 죽이는 것은 다시 초나라를 도와 승리하도록 하는 것이며 우리 진나라는 패하는 것입니다. 한번 패전한 것으로 충신인 순림보를 죽게 할 수 없습니다.”

사정자의 말을 들은 뒤 진나라의 경공은 순림보의 죄를 면하고 관직도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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