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이 맞닿는 길… 태고의 신비 그대로 간직

▲ 메콩강 상류인 란창강 옆으로 난 옛 차마고도의 꾸불꾸불 산길. 지금도 이용되고 있는 이 길은 웅장한 산세와 거세게 흐르는 강물의 굉음이 어우러져 태고적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한다.

차마고도(茶馬古道) !

차마고도는 운남, 사천성의 차와 티벳의 말을 교환하던 세계 최고(最古)의 교역로로 네팔, 인도까지 이어지는 5,000km가 넘는 장대한 길이며, 티벳은 대부분 해발 4,000m가 넘는 티벳고원에 위치하여 "세계의 지붕"이라 부른다.

티벳의 덕흠(德欽), 염정(鹽井), 망캉(芒康), 좌공(左貢), 빠수(八宿), 포미(波密), 빠이(八一), 라사(拉薩, Lasa))까지 1,600여km를 여행하며 티벳의 아름다운 산하와 티벳인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차마고도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해발 1,891m 곤명의 무가비공항, 해발 3,380m의 샹그리라(Shangri-la)공항을 거쳐 1679년 겔루파의 창시자인 중카바가 건립한 송찬림사에 도착하니 높이 18m 중카바의 동상과 순금을 덮은 두 개의 지붕이 크게 보인다.

길이 6,443km로 중국에서 제일 긴 양자강 상류, 해발 3,000m의 제1만 월양만 전망대에서 금사강(金沙江)의 웅장함에 감탄하고, 해발 3,480m 덕흠(德欽)의 페이리쉬 마을에서 신비스러운 해발 7,000m의 메리설산을 조망한다.

메콩강 상류인 란창강 옆으로는 지금도 이용되고 있는 옛 차마고도의 꾸불꾸불한 산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란창강 변의 골짜기에는 지금도 재래식 방법으로 소금을 생산하고 있는 작은 마을 염정(鹽井)이 있다.

해발4,220m 홍라패스(고개), 해발 3,876m 망캉(芒康) 마을을 지나 해발 4,388m의 망캉라 패스를 지나면 양떼, 소, 야크 등을 방목하고 있는 목장이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해발 4,100m 조칼라 패스, 해발 5,088m 둥다라산 패스에 이르면 기온은 차갑고 고도가 높아 숨이 찬데 라마교의 종교적인 모습대로 큰 깃대에 빨강(불. Fire), 노랑(땅. Earth), 파랑(하늘. Sky), 녹색(물. Water), 흰색(구름. Cloud)의 타르초(무명천)를 걸어 놓은 모습이 특이하다.

해발 3,893m 좌공(左貢) 마을, 해발 4,090m 본다 마을을 지나고 해발 4,658m 차캄밀라 패스에 도착하니 주변의 산들은 봉우리마다 하얀 눈이 덮여 절경이고 깊은 계곡은 표현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방대한 작품을 보는 듯 감격적이다. 해발 3,910m 감마라 99고개의 계곡 아래로는 게몽구츄 협곡이 장엄하게 펼쳐지고 주변에는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준봉들의 위용이 우리를 압도하는데 계곡 아래로는 누쟝(怒江)의 힘찬 물줄기가 굉음을 내며 흐른다.

해발 3,358m에 위치한 빠수(八宿) 마을, 해발 4,475m 룽라 패스를 지나니 찬바람 속에 오체투지례(五體投止禮)를 하는 순례자들이 보인다. 중생이 빠지기 쉬운 교만을 떨쳐버리고 어리석음을 참회하는 예절이다.

해발 2,787m 포미(波密) 마을을 지나고 해발 4,500m 세킴라 패스에서 멀리 7,000m의 성산 남자바와르 정상을 조망하고 처음 중국군대가 들어온 8월1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만든 군사도시 빠이(八一)를 지난다.

▲ 티벳 해발 4650미터에 위치한 400제곱킬로미터 규모의 아름다운 취나후 호수. 호수 주변에 한가로인 노니는 양떼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워 차마고도를 찾는 여행객들이 발길을 떼지 못할 정도로 경이롭다.

얄룽장푸강(雅魯藏布江)의 지류인 키추강(라사강)을 건너 인구 84만명으로 티벳의 옛 수도이며 현재 서장자치구의 구도(區都)인 해발 3,650m 라사(拉薩, Lasa)에 도착한다. 7세기경 티벳을 통일한 송첸캄포(松贊干布)가 건립한 높이 13층의 포탈라 궁이 화려하고 방마다 왕의 옥좌, 보물과 불상들이 가득하여 정치, 종교를 모두 장악한 실권자임이 느껴진다.

청해성 꺼얼무와 라사를 잇는 청장열차, 길이 1,142km 중 해발 4,000m이상의 구간이 960km에 이르는 "하늘길(天路)" 주변으로는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초원과 푸르디 푸른 코발트빛의 드높은 창공이 시원하다.

또, 해발 4,650m에 위치한 400㎢ 규모의 아름다운 취나후 호수 주변의 넓은 초원에는 양떼의 무리가 한가로운 모습인데 넓은 대지에 어두움이 내리면 원주민 가옥의 조그만 불빛과 보석같이 아름답게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빛이 찬란하다.

순수하게 보존된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며 묵묵히 살아가는 티벳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아름다운 자연을 잘 보존해야 할 책무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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