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세상은 그야말로 참혹하다. 태어나면서 식용을 위해 태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지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자라면서 자신이 죽을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산다.

모순 되게도 돼지고기는 우리에게 맛있는 음식으로 제공되지만 가엾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돼지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환경에서 평생을 말 그대로 돼지같이 취급을 받다 가는 것이다.

지난 14일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서는 강원도 삼척원전건설을 추진중인 A씨의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있었다. 재판은 예상되로 벌금 300만원으로 결정이 났다.

그는 과거 권력을 가져봤던 사람이고, 서민들과는 다른 세상을 살았던 사람이다. 가족은 생각하지만 남을 생각하지 않고 이웃은 생각하지만 마을은 생각하지 않았다. A씨는 당시 원전 추진을 하면서 같은 의견을 가진 자치단체장의 그늘 아래서 아쉬운 것 없이 지내다 어느 순간 원전을 반대하는 자치단체장이 당선되면서 그의 입지는 좁아 지게 됐다.

무엇 하나 해 보려해도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 환경속에서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마치 돼지의 인생처럼 말이다.

레오니트 안드레예프의 소설 중 '인간의 삶'이란 소설이 있다. 재능은 있지만 가난한 건축가가 끼니도 굶을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영위하다 재능을 인정받은 후 엄청난 명성과 부를 누린다.

그러나 그의 명성과 부는 모래 위에 쌓은 허망한 모래 탑처럼 하나둘 사라지고, 그의 외아들마저 길거리에 불한당에 의해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음울한 회색빛 분위기에서 그려지는 이 작은 인간의 삶을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는 주어진 운명과 숙명 속에서도 끝까지 굴하지 않는 당당함, 화려하면서도 고통스럽고 처절한 인생, 외로움을 통해 과연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다.

결국 인간은 외로움의 존재라 할만 하다. 외로움을 생각하지 않고 그때 그때 외롭지 않으려고 발버둥쳐도 결국은 나 혼자 저 세상으로 가게된다.

25년 무명가수로 살아오면서 최근 세상에 빛을 보게된 강원 홍천 출신 가수 이애란의 '백세인생' 중에서 "~아직 못간다고 전해라~"라는 가사는 인간이 돼지 같지 살지 않았다는 것을 절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 평가할 만 하다.

2016년은 원숭이해지만 돼지같은 인생은 살지 말자.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고 활동적인 삶을 살아봐야 한다. 결국 외로움이란 찾아올 것이며 그때 그때 외롭지 않으려다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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