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밤 1차 진화후 재발화...이영욱 소방위.이호현 소방사, 잔불정리 중 붕괴로 숨져

▲ 이영욱 소방위(사진 좌측)은 퇴직을 불과 1년여 앞두고 사고를 당해 안타까운 사연이 이어지고 있다. 또, 밝고 적극적인 성격의 이호현 소방사는 새내기 소방관으로 조직에 적응하던 중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두 소방관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강원 강릉시 강문동에 위치한 '석란정'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이 잔불처리 중 지붕이 무너지면서 매몰돼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오전 4시 29분께 '석란정'에서 2차 잔불처리를 하던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는 불에 타 무너지던 정자에 매몰됐다.

매몰 이후 15분 만에 구조된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긴급치료를 받았으나 이 소방위는 오전 5시 33분쯤, 이 소방사는 오전 6시 53분쯤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에 앞서 이들은 16일 오후 9시 45분께 불이 나 있던 석란정에 출동해 진화작업을 펼치고 돌아갔으나 또 다시 연기가 나고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2차 진화를 하던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영욱 소방위와 이호현 소방사는 마지막까지 잔불 정리를 하다 이 같은 변을 당하고 말았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영욱 소방위는 지난 1988년 소방직에 입문, 현재 퇴직을 불과 1년여 앞둔 소방관으로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또, 이호현 소방사는 지난 1월 신입 소방대원으로 들어와 밝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소방 조직에 적응하던 중 이 같은 참변을 당했다.

두 소방관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과 소방 관계자들은 애도하고 있으며 이번 화재로 인해 소방관들의 열악했던 기억이 되살아나고 있다.

 

강릉에 거주하는 A씨(강문동.65)는 "언제까지 소방관들의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야 하는지 두고 볼 수 없다"며 "이번과 같은 참사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 오래된 건축물은 보존 가치가 높을 것으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화재 진압을 하다 변을 당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호텔 공사로 인해 정자에 금이 가는 등 기울어 보였다는 인근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다각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숨진 2명의 소방대원 분향소는 강릉도립의료원에 마련됐으며 애도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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