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바퀴 남기고 4위 달리던 김보름, 막판 스퍼트로 '당당한 은메달'

 

지난 24일 올림픽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에서 김보름(25.강원도청.사진) 선수가 은메달을 따내는 저력을 보였다.

김보름 선수는 은메달을 확보하고 관중석을 향해 큰 절을 올린뒤 최근 붉어진 '노선영 논란'으로 국가 자존심을 세운 자랑스런 얼굴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여느 시상대와 달리 김보름은 포디엄에서도 속죄의 눈물을 훔쳤다. 앞선 팀추월에서 동료 노선영을 멀찌감치 놔두고 달려 국민적 비판을 받은 데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
 
그러나 관중들은 이미 김보름 응원에 마음을 모았으며, 준결승 선수 소개부터 김보름 이름이 오르자 환호로 맞았다.

결승에선 김보름 선수는 관중들의 환호에 힘을 얻은 듯 막판 대역주를 자랑, 한 바퀴를 남기고 4위를 달렸으나, 막판 스퍼트를 시작해 결승선 100m를 앞두고 2위로 골인했다.

사실 김보름은 ‘왕따 질주’ 논란 이후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려워 선수촌에서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최악의 조건을 이겨내고 은메달을 거머쥔 김보름 선수는 경기 직후엔 태극기를 내려놓고 관중들을 향해 큰절을 올리며 최근 일어난 사건에 대한 용서를 구했다.

▲ 김보름 선수가 지난 24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후 시상식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그는 “힘든 경기였지만 관중 여러분의 응원 덕에 열심히 달릴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성적이 좋지 못했는데 마지막에 잘 끝나 다행”이라면서 “물의를 일으켜 반성하고 있으며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보름 선수는 원래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경쟁이 치열한 한국 쇼트트랙의 현실 속에서 고민하던 중 19살에 은퇴를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하면서 새로운 길이 열리면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3000m 13위에 올라 가능성을 엿 본 김보름은 평창 올림픽에 매스스타트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자 사활을 걸고 준비했다.

김보름 선수는 지난해 11월 월드컵 1차 대회 뒤 허리와 오른쪽 다리를 다치는 불운을 겪으며, 오직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다는 각오로 임했지만, 고난을 극복하고 열정을 보인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대한민국 빙상의 저력을 또 한번 과시한 영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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