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되니 온 시내가 조용해.. 하지만 내 일에 충실하면 좋은일 생길거라 생각해"
강원 삼척시 척주로(삼보장 사거리)에 가면 늦은 밤 저 멀리서 피어오르는 만두 냄새가 지나는 행인들의 발목을 잡는다.
30년 동안 '만두 고집'을 이어온 진영순(67.사진.고향만두 대표)씨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배달과 만두를 담당하며 만두를 사는 고객들에게 인사를 한다.
솔직히 기자도 어두운 밤 저 멀리서 피어오르는 만두 수증기에 현혹돼 발걸음을 빨리해 다가갔다.
-요즘 장사가 어떠세요?
// 선거철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어. 밤에도 많이 지나는 사람들이 없어서 요즘을 1시간 가량 정도 빨리 들어가.
-저기서 보니까. 만두 사는 손님들에게 인사를 하시던데 참 보기 좋은것 같습니다.
// 그렇지. 모두가 나의 소중한 손님이고 나의 인생을 살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분들이야. 내가 먼저 인사를 하고 다가가면 손님들이 무척 좋아해.
-이제 선거철에 다다랐는데. 누구를 지지하시는 분이 계세요?
// (미소를 지으시며).. 난 선거때만 되면 항상 이런 생각이 들어. 내가 30년을 만두가게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지만 가장 훌륭한 사람은.. 그 뭐라더라.. 아. '뛰는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하잖아'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선거 끝나면 우리 서민들은 계속 뛰고 있어. 그런데 허리 굽히고 인사하던 사람들이 당선되면 그 사람들은 날아다니잖아.
- 아! 그렇군요.
// 내가 누구를 좋아해서 선거운동을 한다면 30년동안 익혀온 만두 만들기를 한 번 더 맛있게 만들어 주는게 아마 선거운동이 아닐까 생각해..
- 선거가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어떠세요?
// 참 좋은 말인것 같아. 매일 매일 일하는 나도 요즘에는 축제같은 것을 보고 살기 힘들어. 축제의 의미도 모르지만 말이야. 누가 나오든 재미있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어.
- 그렇군요. 이번 선거에 꼭 투표 하실거죠?
// 그럼 해야지. 누가 우리 서민들이랑 같이 뛰는지, 날아 다니는지는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이번 선거도 그렇지만 서로 물고 물어뜯는 선거는 안되면 좋겠어.
내 나이 70을 바라보고 있지만 나는 만두 만드는게 가장 행복해. 이런 행복에 찬물만 끼얹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진영순씨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만두 배달을 직접 다니며 '손 맛'을 전해주고 있다.
'선거철이 되니 거리가 조용해'라고 말한 진영순씨는 이번 선거가 축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평생을 만두와 함께 살아온 진영순씨의 행복에 찬물을 끼얹는 선거와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은 기자와 같은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