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작품이 환자분들과 가족분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열었어요"

지난 월요일부터 강릉아산병원 갤러리에서 열렸던 이승은 화백(59)의 첫 개인전 ‘이승은 그림전’이 지난 14일 토요일 막을 내렸다.

임란회 및 강릉여류작가 회원으로 다수의 그룹전에 출품하며 활발히 활동을 하던 이승은 화백이 이순(耳順)을 기념하며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승은 화백의 초창기 작품부터 최신작까지, 작품 세계를 한 눈에 느낄 수 있도록 엄선된 그림 14점이 전시됐다.
 
전시가 끝나고 방명록 곳곳에서 위안과 치유를 얻었다는 글들을 찾을 수 있었다.

또, 작은 위안을 줄 수 있는 전시회가 되길 바라며 강릉아산병원 갤러리를 택했다는 이승은 화백의 말처럼 위안과 치유를 주며 첫 개인전이 막을 내렸다.

이승은 화백은 그동안 소수만 향유할 수 있는 전시가 아닌 대중에게 열려있는 전시의 중요성을 피력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 이승은 작가.

이승은
작가 연혁
1959. 울산 출생
1982. 영남대 사범대 회화과 졸업
전. 승은미술학원장
현. 임란회 회원, 강릉여류작가 회원

 

Q. 첫 개인전을 열었는데 감회가 어떠신가요?
A. 60살에 첫 개인전을 작으나마 열었네요. 먼저 가족들에게 감사해요. 모두 가족 덕분에 그릴 수 있었죠. 남편이 그림을 전시하는 것도 도와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저는 큰 걸 바라지 않아요. 첫 전시회를 병원 갤러리에서 연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죠. 환자분들만 봐도 전 정말 감사하답니다. 방명록에 쓰여진 글들을 보면서 정말 힘이 나고 기뻤어요.

Q. 첫 전시회를 병원 갤러리에서 연 이유가 있나요?
A. 첫번째 이유는, 화랑에서 열면 예술에 관심있는 사람들만 보게 되잖아요. 저는 그보다는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을 원했어요. 아산병원 갤러리는 환자분들이나 방문객 등 누구나 오가며 볼 수 있잖아요. 두번째로는 제 작품이 환자분들과 가족분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열었어요. 저는 많은 걸 바라지 않고 그저 소소하게 기쁨과 위안을 드릴 수 있는 공간을 원했어요.

▲ 이승은 작가 전시장 풍경.

Q. 작품에 이름이 없던데 이유가 있나요? 원래는 다 제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A. 제가 활동하는 단체에서 단체전을 화랑에서 열 때는 작품 제목을 모두 달았었죠. 그렇지만 여기서 저는 환자분들을 위한 전시를 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누구나 쉽게 접하고 느끼시길 바랬어요. 작품 제목을 달면 거기에 끼워 맞춰서 생각하게 되기 쉽잖아요. 그래서 과감하게 작품 제목을 빼기로 마음먹었답니다. 저는 작가의 의도대로 이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원하는 대로 느끼면 그게 정답이죠.

Q. 중간에 화풍이 한 번 확 바뀌신 거 같아요.
A. 네, 맞아요(웃음). 저는 제 바뀐 스타일에 굉장히 만족해요. 좀 더 '이승은답다' 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자수. 옷. 동양화. 유화. 꽃. 조각보. 염색. 모두 제가 좋아하는 것과 연관이 있죠. 리셉션 데스크에 깔아놓은 것도 제 작품이에요. 훨씬 낫죠?

▲ 이승은 작가가 직접 천연 염색해 만든 조각보로 인테리어를 한 모습.

Q. 작품들이 실제로 더 많으신 걸로 알고 있어요.
A. 더 많죠. 크기가 더큰 유화 작품들도 있고, 부채나, 조각보같은 작품들도 있답니다. 기회가 되면 이런 작품도 모두 다 선보일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꼭 그렇게 되실 거에요. 그런데 듣자 하니 주변 지인에게도 숨기고 전시회를 진행하셨다던데요?
A. 꼭 숨겼다기보다는요(웃음). 정해지고 나서 알리긴 했죠. 덕분에 다들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구요. 남편이랑 아들딸, 제 형제나 친구들도 전시 시작 전 이틀 전까진 아무도 몰랐을 거에요.

Q. 아무튼 좋은 전시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A. 네, 이번 전시를 통해 방문하신 분들께서 남기신 글을 읽고 오히려 제가 많은 힘을 얻었어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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