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인천 남동구 서창동 어린이집 연합 원장들의 블랙리스트 공유 카톡 캡처 / (우) 비닐봉지에 넣고 끓인 계란찜(학부모 촬영)

어린이집 아동학대 논란이 일파만파 퍼진 가운데 이번에는 냄새나는 '잔반'으로 아이들 급식을 만든 어린이집의 실체가 밝혀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는 한 보육교사가 최근 인천 남동구 서창동 모 어린이집의 비리를 고발하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게재된 글에 따르면 문제의 어린이집은 먹다 남은 잔반으로 아이들 죽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폐기해야 할 밥으로 끓인 흰죽 안에는 얼린 밥덩이와 온갖 잡곡이 섞여 있었다. 이상한 냄새까지 올라와 찝찝해서 도저히 아이들에게 줄 수 없었다고 보육교사는 하소연했다.

어린이집의 횡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식단표에는 버젓이 야채계란찜이라고 쓰여있지만, 야채는 커녕 계란을 비닐봉지에 담아 펄펄 끓인 것이다.

이는 어린 아이들에게 '환경호르몬 덩어리'를 먹이는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현장을 목격한 한 학부모는 "계란 껍질도 보이지 않아서 '정상적인 계란을 구입했는가'부터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외에도 매 끼니마다 아이들이 먹을만한 반찬은 모자라고, 먹기 어려운 김치전, 오이무침 등만 남아돌아 이는 다시 재활용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게시글을 확인한 학부모들은 그동안 몰랐던 어린이집의 열악한 처우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금껏 믿고 맡겼던 어린이집의 충격 실태를 알게 된 ​학부모 김모 씨는 인사이트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런 환경에서 지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눈물을 삼켰다.

그는 "오늘부터 120여명 원생들 모두 등원 거부한 상태"라며 "남동구청 측과 협의 중이지만 당장 2월부터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다"고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현재 문제의 어린이집은 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원장만 해임된 상태며, 인천 남동구청과 남동경찰서 수사과에서 각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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