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근로자 구하다 순직... 故 김형욱 경위. 故 박권병 경장 '눈물의 영결식'

 

강원 삼척시 해안길 산책로 공사 현장에서 고립된 근로자를 구하다 순직한  故 김형욱 경위와 故 박권병 경장의 '눈물의 영결식'이 14일 오전 삼척시 근덕면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 특공대 운동장에서 엄수됐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자신의 직무에 최선을 다하고, 타인의 생명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던진 두 대원의 숭고한 희생에 영결식에 참석한 유가족과 동료, 지인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영결식은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 장(葬)으로 치러졌으며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보고, 임명장과 훈장 추서, 조사, 고별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되면서 영결식은 온통 울음바다를 만들었다.

예기치 못한 이별에 가족들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지 못했고, 동료들도 고개를 떨군 채 슬픔에 잠겼다.

 

박찬현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조사에서 "그대들의 애국심과 희생정신은 해경에게 오랜 귀감으로 남을 것이며 푸른 동해의 밀려오는 파도 앞에서 당당했던 모습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며 "부디 맘 편히 영면하소서"라고 애도했다.

고별사는 동고동락한 특공대 동료가 "바다에서 만나 바다에서 자고, 바다를 가슴에 끼고 우리의 우정을 다졌건만, 어찌 바다가 만남을 이리도 시기하고 질투하는지…더는 따듯한 미소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힘이 든다"며 읽어나갔다.

애써 눌렀던 슬픈 감정은 "험난한 파도와 맞서며 바다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온몸으로 지켜온 해양경찰이자 따듯한 동료였던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마지막 인사에서 흐느낌으로 터져 나왔다.

동해해경은 김형욱 경사를 경위로, 박권병 순경을 경장으로 1계급 특진 추서하고 시신을 대전 국립 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했다.

박권병 경장은 지난 2012년 4월 임용돼 인천해경 312함에서 4년간 불법조업하는 중국어선 단속업무를 했으며 지난해 9월 국민안전처장관 표창을 받을 정도로 매사에 모범적인 공무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슬하에 세 살배기 딸과 함께 아내의 뱃속에는 7개월 된 태아가 곧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형욱 경위는 2002년 4월 임용돼 14년간 특공대에 근무한 베테랑으로 지난해 12월 국민안전처장관 표창을 받는 등 총 12건의 표창을 받을 정도로 동료들로부터 신뢰가 두터웠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김 경위의 아내 역시 해양경찰 공무원으로 만나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었으며 두 사람은 바쁜 업무 와중에도 사랑을 키우며 화촉을 밝혔고 다섯살 난 딸과 두살 난 아들을 두고 있었다.

두 고인은 지난 8일 강원 삼척시 초곡항 인근 갯바위에서 고립된 근로자 5명을 구조하던 중 높은 파도에 휩쓸리변서 박 경장이 숨지고 김 겨우이가 실종 나흘 만인 11일 오전 사고지점 50m 근처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헌화와 분향을 하던 유가족들은 남편과 아들의 영정을 어루만지며 오열했다. 또, 어린 자녀들은 아빠와의 이별을 실감하지 못한 채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한편, 최일선에서 사명감을 다하며 타인을 위해 희생정신을 아끼지 않은 두 고인 앞에서 마지막 떠나는 순간을 지켜보던 두 고인의 유가족들은 흔들리는 다리를 주체 못하고 쓰러지는 모습이 보여 마지막 순간까지 자식과 아내를 보내기 힘든 모습을 보여 영결식장은 눈물 바다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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