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이어받은 '삼표시멘트'... '갑질' 논란으로 '하청업체 위기' 눈앞에 닥쳐

강원 삼척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으로 존재하리라 믿었던 '삼표시멘트'의 두 얼굴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지역 업체들의 존폐 위기가 눈앞에 닥쳤다.

최근 삼표시멘트는 10년동안 협력사로 동고동락해 온 사내 하청업체이자 지역업체인 포유드림에 불합리한 재하도급 계약을 종용하고 이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 않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네비엔'이라는 업체를 중간에 끼워넣으면서 문제는 붉어졌다.

네비엔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가 3세인 정대현 삼표시멘트 부사장이 지분 70%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로 삼표그룹의 전방위적인 지원사격에 힘입어 고속성장한 회사다.

이는 누가봐도 오너3세에 '일감몰아주기'라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실제 네비엔은 지난달 포유드림에 공문을 보내 '삼표시멘트와 귀사(포유드림)의 공사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당사(네비엔)와 삼표시멘트가 계약하고 당사와 귀사가 계약해 축로공사를 원만히 진행해달라'라고 요구했다.

만일 이 같이 계약이 진행될 경우 삼표시멘트 하청업체인 포유드림은 기존과 동일한 작업을 함에도 불구하고 약 20%줄어든 공사대금을 받게된다고 주장했다.

포유드림 김태영 대표는 "우리 업체뿐 아니라 향후 삼표시멘트와 협력해 있는 업체들은 우리와 같은 길을 안 갈 수 없는 입장이다"며 "삼표시멘트는 과거 동양시멘트와 분위기가 상당히 틀리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만 그대로 이어받은 기업이 향토기업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며 "과거 동양시멘트의 경우 지역의 인재 영입으로 등용문을 열어 놓고 지역과 회사가 함께가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연일 매스컴에서 '갑질논란'을 보면서 와닿지 않았지만 막상 당해보니까 대기업의 윤리와 도덕은 온데간데 없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고 하소연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삼표시멘트와 관련돼 있는 협력사들의 존재에 상당한 위기감이 몰려올 것이다"고 우려를 했다.

이처럼 지역업체를 등한시하면서 지역시민들의 우려를 붉어지게 만든 삼표시멘트가 최근 포유드림을 배제하고 옥계에 있는 업체과 계약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삼척지역의 한 유지보수업체와 계약중'이라는 말과 상반된 것으로 '삼표시멘트'의 두 얼굴에 지역 민심은 등을 돌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삼표는 지난 2015년 동양시멘트 경영권 지분 54.96%를 주당 1만4천원씩 총 826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뒤 이중 대부분인 8000천억원을 차입금으로 충당했다.

삼표의 경우 실제 자기 자금은 260억원만 투자키로 해 인수 대금 조달 계획에 논란을 낳았으며 직.간접적으로 수 천억원을 산업은행이 지원해주면서 특혜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는 지분의 시가 기준으로 3587억원에 불과한 동양시멘트 지분에 삼표가 1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셈으로 산업은행이 시가를 크게 넘는 금액인 5500억원을 밀어주는 것이 '특혜가 아니냐'는 논란까지 낳았다.

이런 삼표시멘트가 삼척지역에 자리잡으면서 이름만 바뀌었을 뿐 지역시민들이 생각하는 '향토기업'으로 불리기에는 더이상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척지역 A사회단체장은 "모든 것을 동원해 지역에 몸담고 최선을 다해온 지역의 중소기업을 한 순간에 내리치는 것은 하청업체 뿐 아니라 삼척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다"며 "삼표의 정책사안이라는 명분하에 네이엔을 끼워들이려는 의도가 분명히 보이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은 모습에 시민단체들도 손을 놓고 볼 수 없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또, 한 시민은 "대기업의 윤리와 도덕이 망가지지 않도록 이번 사태를 잘 수습해 재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하청업체에 대한 '갑질 논란'을 멈출 것을 당부했다.

한편, 삼표시멘트의 하청업체 해고 통보에 기존 협력사들도 상당한 위기감이 나타나고 있으며 오너3세가 주인인 네이엔의 '일감몰아주기 의혹' 해소를 위해 삼표의 직접적인 해명이 나와야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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