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등급 이하 등록문화재 32.8%... 공기업 소유.관리 등록문화재 관리는 더욱 참담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이 담긴 근현대문화유산인 등록문화재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문화재는 국보·보물 등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 전승가치가 있는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전국 700개소가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철규 의원(자유한국당 동해·삼척/사진)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2017년 등록문화재 특별 종합점검’ 결과에 따르면, 점검 대상 등록문화재(128건) 중 보존상태가 나쁜 D등급 이하 문화재가 32.8%(42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 D등급 이하 판정을 받은 등록문화재 중 14건은 높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이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성지순례 관광지로 연 3만 여명이 방문하고 있는 논산 강경 북옥감리교회는 중앙 기둥에 연결된 보 일부에서 이격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D등급 판정을 받았다.

E등급 판정을 받은 ▲서울 경기상업고등학교 본관 및 청송관, ▲광주 조선대학교 본관, ▲대전 대흥동 성당▲고양시 흥국사 대방(사찰) ▲안동교회 예배당 등은 교육시설 및 종교시설로 활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나주예총 사무실로 사용 중인 구 나주경찰서는 1층 사무실과 2층 복도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균열로 인해 긴급조치가 필요한 F등급으로 판정 받았으며 공기업의 등록문화재의 관리는 더욱 참담했다.

공기업이 소유·관리하고 있는 등록문화재 26건 중 약 30.7%인 8건이 E등급 이하로 나타났는데, 한국철도공사 등록문화재가 3건(E등급)으로 가장 많았다.

철도공사 등록문화재인 ▲서울 청량리역 구 검수차고 ▲서울 구 용산철도병원 본관 ▲영천역 급수탑과, 한국전력공사의 ▲한국전력공사 대전보급소, 대한석탄공사의 ▲태백 철암역두 선탄시설, 철도시설공사의 ▲칠곡 구 왜관터널 ▲밀양삼랑진역 급수탑 등은 모두 보수정비가 시급했다.

공기업 등록문화재 중 유일하게 F등급을 받은 SH공사 소유의 서울 구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은 상태가 심각했으며 콘크리트 옹벽이 기울어져 있고, 균열, 뒤틀림 현상과 부식의 정도가 심해 오랜 시간 방치되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공기업 등록문화재 중 16개는 미사용 중이었으며, 활용의지가 부족한 문화재도 7건에 달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 의원은 “문화재청은 후대에 전승가치가 있는 근현대문화재를 각종 개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2001년부터 등록문화재 제도를 시행해 왔지만, 점검 결과 등록만 되어 있을 뿐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공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등록문화재의 관리가 형편없는 것은 공적 영역의 책임을 외면한 큰 문제"라며 "등록문화재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은 점검결과를 A~E등급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고 균열 등 위험요소에 따른 상시 모니터링이 필요한 문화재는 D등급, 구조적 결함 등에 따른 보수정비가 필요한 문화재는 E등급, 훼손 상태 등이 심각해 긴급조치가 필요한 문화재는 F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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