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모 대학 운동부 감독 상습 성희롱·폭행 피해자 '강원일보' 인터뷰

“벌써 몇 년이 흘렀지만 어떻게 잊겠어요. 지옥 같던 당시의 상황들, 괴로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대학 시절, 강원도 내 모 대학 운동부 감독에게 2년간 지도를 받아오면서 상습적으로 성희롱과 폭행을 당했다고 도내 일간지 '강원일보'에 밝힌 A씨가 당시 상황에 대해 어렵게 말문을 열어 충격을 주고 있다. 

A씨는 지난 23일 '강원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다시 꺼내 설명한 이유는 하나다.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A씨는 “감독과의 원치 않는 술자리 동행은 주 4회 이상 반복됐다. 주말도 예외는 아니었다. 단골 노래방 3층 끝 넓은 룸은 신체 접촉이 난무하던 '전용방'이었다”며 “'ㄷ'자형 바 테이블 중앙은 감독 자리였고 바로 옆은 고참 언니들 담당이었다. 막내들은 노래와 춤으로 분위기를 맞췄고 감독의 손은 선수들의 가슴과 허리, 골반을 가리지 않고 감쌌다”고 당시 상황을 꽤 구체적으로 기억해 냈다.

A씨는 더러운 기분에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관행'이라는 말로 굳어진, 너무도 일상적이던 그 비정상적인 일에 눈을 질끈 감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체육관 지도자실과 전지훈련 숙소는 기본이고, 선수들 기숙사 방에서까지 마사지 요구를 했다. 어깨에서 시작해 전신까지 한번 시작하면 1~2시간은 훌쩍 넘었다”고 토로했다. 3명 이상의 선수가 같이한 경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회비 및 국가대표 훈련수당까지 상납했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전했다.

A씨는 “감독이 선수들을 모아 너희 회비를 올려 나에게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직접 지시했고 선수들 1인당 30만원가량 모은 회비의 일부분은 생필품의 용도가 아닌 감독 주머니에 들어갔다”며 “노래방 등 회식 비용도 우리 회비로 냈다. 특히 대표팀으로 발탁돼 훈련을 받고 온 경우에는 훈련수당의 3분의 1은 감독 몫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도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진술했다고 밝혔다.

최근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에 대해서는 “빙산의 일각이다. 그동안 곪았던 치부가 터진 것이다. 이를 계기로 용기 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해를 보고 있는 선수들이 아직 수두룩하다”고 했다.

현재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감독에게 “양심이 있다면 인정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동안 선수들에게 했던 나쁜 짓에 대한 죗값을 달게 받았으면 좋겠다”며 “선수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운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당 감독은 “현재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라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훈련수당 상납 등에 대해서는 “그런 일 없었다”고 말했다. <강원일보 기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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