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한 강원지방신문 발행인

얼마전 광주 대인시장에서 '1000원 백반'을 팔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든든한 힘이 됐던 김선자(73) 할머니가 투병 끝에 지난 18일 세상을 떠났다.

김선자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누군가의 배고픔을 달래줄 수 있도록 식당이 계속 남아있게 해 달라는 것이 전부였다.

김 할머니는 젊은 시절 사업이 부도나 어려울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준 것은 주변에서 조금씩 도움을 준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늘 적자임에도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김 할머니는 투병 중에도 식당을 운영하며 건강이 호전됐으나 세상은 착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너무도 아픈 운명을 준다.

고통은 길고 기쁨은 순간이라 한다. 오늘 내일 금방 될 것 같은 일들이 제때에 되지 않으니 고통의 깊이가 커져만 가고 수없는 설득과 이해를 구해도 홀로 깊은 고민에 잠기는 것이 인간이다.

김 할머니가 처음부터 1000원 가게를 시작하겠다는 마음은 갖지 않았을 것이다. 사업의 실패로 말미암은 인생의 큰 교훈을 얻었기에 이후 자신의 삶을 인간을 위해 살았던 것이다.

내 손으로 수고와 노력을 기울이고 땀방울이 아니면 한톨의 곡식도 얻을 수 없는 것을 아는 사람과 늦더라도 한발자국 한발자국 하나하나씩 행하면서 가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세상이 나를 알아 주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어있고 자연의 순리대로 세상은 돌아가게 되어 있다.

최근에 뉴스에서 나오는 소식들은 사망, 자살, 폭력 등등 마음의 안정을 주는 단어들은 묻혀버린지 오래다.

왜 이런 사회가 되었을까? 1000원 밥가게를 하며 삶을 살아온 73세의 김 할머니와 승용차 안에서 연탄을 피우고 자살한 20대가 머리속에 교차된다.

젊은 세대들이 나약함을 잃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기성세대가 젊은세대를 도와 함께 세상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것 뿐이다.

1000원 밥가게가 어려운 상황임을 알면서도 죽기 전까지 '누군가의 배고픔을 달래 줄 수 있도록 식당을 계속 운영해달라'고 말한 김 할머니의 말 속에는 '인간에 대한 배려'라는 큰 의미가 담겨 있다.

서로 도와야 하며 살아야 됨에도 반목과 갈등으로 서로를 헐뜯고 끝내는 무릎을 굽히려 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얼마전 SNS에 올라온 모 도의원이 한 말이 기억난다. "당적을 떠나 서로 화합하는 모습이 밝은 세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당적은 없다. 찬성과 반대가 있어야 발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이다. 생각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모습은 바꿀 수 있다.

그래서 바뀐 모습으로 인해 서로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우리는 모습을 바꿀 필요성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 종업원일 수 없고 사장일 수 없다. 세상은 그 때 상황에 따라 변하고 인간도 어떤 상황으로 인해 큰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 그 상황은 인간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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