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사태로 전 세계에 눈총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가 또 하나의 '비리 온상'으로 드러난 문젯거리에 맞대응하는 곳이 있다.

바로 '원전건설'이라는 국책사업에 반기를 든 강원도 삼척이다. 전세계적으로도 밀집된 원전 국가로 분류된 우리나라가 '원전건설'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탈핵'이라는 반기를 들고 꾸준한 '반핵'활동을 벌이는 '삼척'의 이야기다.

지난 2012년 원전 건설 후보지로 선정된 삼척은 현재에도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주민들을 중심으로 원전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원전건설'... '원전반대'... 결국, '원전반대'에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 지난 2015년 '원전 반대'를 내걸고 삼척시장에 당선된 김양호 시장은 시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당선된 후인 10월 9일 원전 유치를 묻는 국내 최초의 주민 투표가 실시됐다.

'한국 최초의 탈핵운동'을 벌인지 21년이 된 삼척은 '탈핵의 고장'으로 불리며 주민 투표의 결과에서 보듯 투표율  투표율 67.94%, 원전 반대 84.97%로 '압도적 반대'가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원전 건설'을 강행하면서 최근 붉어진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는 상황까지 맞게됐다.

국민들의 소리를 듣지 않아 비난을 불러 일으킨 '원전건설'에 대한 또 하나의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면서 '원전건설'이라는 정부의 강행의지가 꺾이는 순간이 있었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삼척과 영덕의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위한 여론 작업을 진두지휘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부터다.

지난 2014년 10월 삼척 원전 찬반 주민투표 기간을 전후해 정부는 선제적 대응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삼척원전건설'을 극구 부인했던 김양호 삼척시장의 검.경수사가 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김 전 비서실장의 기록 중 '(삼척시장) 직권남용 사건도(수사)중'이라는 문구에서 보듯이, 해당 기록이 작성되고 9개월이 지난 2015년 8월경 강원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김양호 삼척시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중요한 것은 김 시장이 선거당시 허위사실유포와 관련한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던 시점으로 검찰은 김 시장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여러 정황으로 봐도 정부가 '원전반대'를 외친 김 시장을 압박하기 위해 검.경 수사를 주도한 정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삼척원전백지화범시민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삼척 원전유치는 지난 2010년 김대수 전 시장이 시민의 의견을 왜곡, 날조해 유치신청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대수 전 시장의 지난 2011년 주민들의 수용성을 담보로 한 '주민서명부'가 '허위조작'으로 밝혀졌지만 날조된 원전유치신청서를 토대로 정부는 '삼척원전건설' 강행했다.

이런 과정 중, 삼척원전건설을 주도한 L씨가 원전건설을 지역주민들에게 운운하며 '성범죄'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아 충격을 주기도 했다.

뻔뻔한 얼굴을 들고 삼척시민들의 원성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현재도 L씨는 '원전유치'를 위해 시민들을 설득하려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과 '원전비리' 등의 문제로 이미 등을 돌린 시민들 앞에서 L씨는 설 곳을 잃게 됐다.

현재도 삼척시 중앙로에 '삼척원전건설추진협의회'라는 간판을 내놓고 있어 지나는 시민들에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L씨가 언제까지 '삼척원전건설'을 외칠지 의문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대재앙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원전 거부감'이 여전한 지금, '원전비리'까지 가세하면서 강원도 삼척(三陟)이 '세 번 개척해 나아간다'라는 말이 마지막이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에너지 전략이 수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에서 원전 밀집도 1위 국가인 '한국'은 지난 2016년 기준, 4개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총 24기의 원자로가 가동중이다. 전체 원자력 발전소 단지 반경 30km 이내에 9개이 광역자치단체와 28개의 기초자치단체가 밀집해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많은 나라들이 탈핵을 결정했지만 한국은 현재 6기를 추가 건설 중이며 4기의 건설계획을 진행 중이다.

"원전 밀집도 세계 1위, 원전 단지 규모 세계 최대, 부지별 밀집도 세계 최고, 원전 인근 인구 세계 최다"... 이토록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세 개나 거머쥐었음에도 여전히 원전을 늘려나가려 하고 있다.

"왜 항상 걱정과 우려는 국민의 몫인가?"... '원전'의 위험성을 인지한것도 두려운데 '원전비리'로 나타난 국민들의 실망은 누가 치료할 수 있는지 국가가 답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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