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청소년 창업, 17세 고1 소년의 청년 사장님! "여기 있어요~~"

어디서나 접하기 쉬운 카페 방문을 환영하는 인사말. 그런데 고개를 살짝 들어 카페 사장님을 보면 흠칫 놀라게 된다.

아직 청년이라고 보기엔 뭔가 미심쩍은 최강 동안을 하고 있는 사장님? 알고보니 보통 노력해서는 찾기 쉽지 않은 한 지하시장 1층, 그것도 제일 구석진 곳에 스페셜티 핸드드립 전문 카페를 오픈한 17살 고1 나이의 청소년 사장님, 장준서 군 이야기이다.

▲ 사진=강원 춘천 서부시장에서 J로스터리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17살(고1)의 장준서 사장.

지난 2017년 “정선 폐광지역에서 부자 바리스타 탄생 눈길”이라는 지역 일간지 보도에서, 장래 꿈은 “자신만의 고유한 맛을 담고 있는 스페셜티 핸드드립 카페를 창업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조만간 아빠의 도움을 받아 실제로 청소년 사업가로 활동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던 준서 군이 2019년 춘천으로 이사를 오면서 2년만에 실제로 꿈꾸던 카페를 오픈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이 가졌던 그 꿈을 위해, 좀 더 준비되고, 갖추어 보자는 취지에서 인문계가 아닌 특성화고로 진학까지 했던 준서군. 그러나, 그곳에서 조차도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 속에서 많이 낙심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가족들과 오랜 시간을 같이 고민하고 상의하고  더불어 1달여의 학업중단숙려제까지 진행하며 학교로의 복귀를 추진했지만, 창업에 대한 준서군의 꿈을 쉽게 꺽지는 못했다.

결국 자신의 꿈인 카페 창업을 위해 학력의 장애도 뛰어넘는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바로 아직까지 우리 사회 조차도 잘 받아들여 주지 않고 있는 학교밖 청소년의 길을 선택하며 끝내는 실질적인 청소년 창업의 길을 가게 된 준서 군. 그것이 벌써 6월에 시작해 반년이 되어가고 있다.

▲ 사진=하루 10여 명 의 고정 손님들이 찾으면서 장준서 J로스터리 카페 대표가 직접 카페 청소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자신의 주 전문 분야인 로스팅 공장으로만 시작해 보고자, 인적이 드물지만, 월세가 저렴한 이곳을 선택했던 것이, 주변의 적극적인 권유와 함께 애초부터 자신이 꿈꾸던 카페를 미리 시작하고 도전해 보자는 취지로 과감하게 업종 변경을 추구하게 된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초미니 카페의 탄생이 이루어진 것이다.

개업초기만 해도 1명의 손님도 오지 않는 허탕(?)치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그런데, 주상복합으로 이루어진 이곳 상가들부터 전단지를 들고 다니며 인사 드리고, 식사를 해도 인근 식당들을 이용하면서 홍보도 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청년도 아닌 청소년이 창업을 해서, 자신의 꿈을 가꾸어 간다는 소문이 상가 주변에 나기 시작하면서, 그것을 기특하게 여긴 주변 음식점 사장님들 소개로 한 두분의 손님들이 찾아 오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하루 평균 10여명 가까운 손님들이 찾아와 주시면서 나름 맛과 가성비가 뛰어난 스페셜티 핸드드립 카페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사단법인 춘천 서부시장 운영회 회장인 이춘용씨는 “캠페이지 이전 이후로 상권이 많이 죽어 빈 상점들이 많이 생긴 이곳에 입점하는 분이 있다고 해서 관심있게 지켜 봤다. 그런데 놀랍게도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청소년이 자신의 꿈을 위해 창업을 한다는 소식에 많이 놀랬다.

오늘날 자신의 꿈, 소질, 적성도 모른채 오로지 학교 공부에만 매몰되어 가는 학생들을 보며 안타까워 했는데, 우리 시장에 이런 포부가 크고 당찬 청소년 사장이 찾아와 너무 기특하고 우리 상가 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는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누구보다 기뻐하고 축하해 주었다.

 

특이할만한 점은, 장준서 군의 부모님 모두가 현직 공교육 교사라는 점이다. 교직에 몸담고 있는 부모로서 자녀의 학교밖 청소년 길이 그 누구보다 부담스러웠을텐데,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냐는 질문에 아버지인 장대희씨는 “사실 공교육에 몸담고 있는 우리로서도 학교 밖 청소년의 길로 들어서는 자녀의 선택에 대해 누구보다 부담스러웠던게 사실이다"며 "그러나, 현재와 앞으로의 교육 주류, 특별히 진로 교육의 동향이 그 어느때 보다 급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로서는 자녀인 준서가 가장 좋아하고, 즐길수 있는 길을 응원해 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진로교육, 진로체험? 그것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아나가는 흥미진진하면서도 즐거운 모험이며, 여행이 아닌가 싶다"며 "더불어 그러한 진로를 찾기 위한 여행에 함께 해 줄 동반자로서 부모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하며 준서의 길을 아낌없이 응원하게 되었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주었다.

한편, 오늘날 많은 진로교육, 진로체험이 진행되고는 있으나, 형식적이고 지식적인 경향을 많이 보이고 있다. 그만큼 지속적이고 체질화 되어지는 진로교육은 찾아보기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그에 반해 준서군의 창업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많은 청소년과 부모님들에게 큰 도전과 자극을 줄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참된 진로교육은 부모님과 함께 하는 가족형, 생활 밀착형 진로교육이 되어야 함을 잘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델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살아있는 가족형 생활 밀착 진로교육 활성화를 통해 우리 나라의 진로교육이 좀 더 현실적이고, 지속적이며 실천적인 영역으로 자리매김 되어지길 기대해 본다.

▣ 장준서 군 취득 자격증 ▣
- SCA(The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유럽공인 국제 바리스타 자격증
- UCEI(통합커피교육기관) 핸드드립 마스터 자격증
- 매주 2~3일씩 3년 동안 로스팅 훈련을 통해 로스팅 전문가 과정 입문
  (2017년부터 하게 된 로스팅 일지 갖고 있음)
  (매주 5kg이상 로스팅 * 52주 * 3년 = 1000kg 가까이 생두 로스팅)
  (대륙별, 국가별 로스팅 방법에 대해 감각적으로 익힌 수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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