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태평양 필리핀해 상층수온, 예년보다 1도 높아

▲ 올해 필리핀 해역의 상층수(0~50m) 온도가 지난 3년간 8~9월 평균수온보다 1도가량 높아져, 해양환경이 평소보다 태풍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원장 김웅서, 이하 KIOST)은 최근 대형태풍의 발생 원인으로 북태평양 필리핀 해역의 고수온 현상을 꼽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따르면, 표층수온이 예년에 비해 높고 수심 50m까지 고수온층이 형성된 것이 최근 한반도를 휩쓸고 간 마이삭과 하이선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다.

태풍은 열이 해양에서 대기로 이동하면서 발생, 이때 표층 해수면 온도가 26도 이상일 때 대기는 바다로부터 따뜻한 수증기를 공급받아 열대 저기압을 형성하고,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태풍이 발생한다.

또, 폭풍우를 동반한 태풍은 고위도로 이동하며, 고수온 물이 두텁게 분포한 따뜻한 소용돌이를 만나거나 쿠로시오 해류를 통과하면서 급격하게 강해지기도 한다.

24시간 내에 30노트 이상의 풍속으로 세력이 강해지는 것을 ‘급강화’라고 하는데, 이번 연구는 태풍의 급강화 현상 원리를 밝히기 위해 해양수산부에서 지원하는 “북태평양 해양-대기 상호작용 및 태풍 급강화 현상 연구” R&D과제를 통해 진행됐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통과한 후에도 상층 수온이 30도 이상을 유지하면서 해수의 높은 열용량이 지속됐다. 상층 고수온 현상이 계속된다면 대기는 해양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수증기를 공급받고, 태풍의 발생빈도가 잦아지거나 강도가 강해지는 원인이라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밝혔다. 

한편, 지난 2018년과 2019년의 가장 강력한 태풍이었던 망쿳과 하기비스 발생 당시 인근 해역에서도 고수온 현상이 나타났고, 제10호 태풍 하이선 역시 따뜻한 소용돌이 영향을 받으며 대형태풍으로 세력이 확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웅서 원장은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와 해양사고 등에 대비하기 위해 한반도 및 인근 해역에서 발생하는 해양환경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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