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추위가 성큼 다가왔다. 어릴 적 따뜻한 이불 속이 그리운 지금의 중년에게는 마냥 어릴적으로 돌아가고 싶은 계절처럼 느껴진다. 

이때 특히 생각나는 고구마는 어릴적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밤참을 나눠 먹던 신토불이 야식이다. 

영양 간식으로 손색이 없는 고구마는 예로부터 각종 요리와 간식으로 사용됐으며, 달콤한 맛뿐만 아니라 풍부한 식이섬유와 칼륨으로 장 활동을 개선하고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는 영양 만점 식재료로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또한, 비타민 C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피로 해소,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준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리기 때문에, 옛날에는 추운 겨울에 가난한 서민들의 배고픔을 해결해주었던 아주 소중한 구황작물이었다. 

어느 날 전화가 왔다. "고구마 좀 가져갈래?"라는 전화속에 담긴 말은 어린시절 따뜻한 이불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또, TV에서 정치권이 서로 잡아먹지 못해 싸우는 소리, 사회에서는 말도 안되는 사건과 사고, 전세계에서는 총성이 울리는 비극적인 전쟁 상황,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후회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모두 지워버린 것이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듯 고구마는 자연 그대로 사람에게 많은 장점을 가져다 준다. 몸 아픈 사람에게는 약이 필요하듯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는 따뜻한 말 한마디 나눠주는 것이 가장 묘약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기 좋은 계절이 왔다. 나라빚이 1100조를 돌파해 어둠이 드리워지고 있어도 '고구마 좀 가져갈래'라는 말 속에서 희망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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