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서 2400만원 털은 외국인, 경찰의 국제 공조로 잡아

▲ 사진자료=경찰청 제공.

강원랜드 카지노 슬롯머신을 열어 현금 2400만원을 훔친 뒤, 해외로 도주한 외국인 일당 3명 중 2명을 경찰이 해외에서 붙잡아, 이 중 1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2월 발생한 ‘강원랜드 카지노 현금 절취 사건’ 피의자 3명(페루인 2명·홍콩인 1명) 중 페루인 2명을 스페인 당국의 협조로 붙잡았다고 밝혔다. 

이 중 1명인 페루인 여성을 지난 22일 오후 5시쯤 스페인에서 국내로 송환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지난해 2월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이튿날 오후 4시쯤 위조된 여권을 이용해 신분을 속인 채 강원랜드 카지노에 입장했다.

이어 주위 시선을 피해 구석진 곳의 슬롯머신으로 이동해 돈 털기에 착수했다.

강원랜드 카지노의 슬롯머신은 현금을 직접 투입해서 게임을 하고, 게임 잔액은 환전이 가능한 ‘종이티켓’으로 나온다. 이들은 한 번에 입금할 수 있는 최대치인 200만원을 슬롯머신에 넣고 한두 게임을 하다 198만원짜리 티켓으로 바꿨다.

이를 환전 카운터에서 현금으로 바꾼 뒤, 다시 또 돈을 슬롯머신에 넣었다. 2시간 동안 이런 방법을 12번 반복해 결국 한 기기에 총 2400만원의 현금을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사전에 슬롯머신 만능열쇠(마스터 키)를 가지고 있었지만, 어떻게 기계를 여는지는 몰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기계에 이상이 생겼다”며 강원랜드 직원을 호출한 뒤, 직원이 기계를 여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다.

이후 슬롯머신을 열어 현금 2400만원을 가방에 쓸어담고 강원랜드를 떠났다. 이들이 범행을 끝마치고 강원랜드를 떠난 시각은 입장 3시간 만인 오후 6시 55분이었다.

피의자들은 곧바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 뒤 미리 예약해둔 다음날 오전 0시24분 태국행 비행기를 타고 홀연히 출국했다. 

이에 경찰은 피의자들에 대해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리고 국제경찰과 공조하며 스페인 인터폴에 체포를 요청, 지난 13일 오전 1시 21분 마드리드 공항에 입국한 페루 국적 피의자 2명을 붙잡았다.

한국 법무부는 이후 1년여간 스페인 당국과 협의를 거쳐, 페루 국적 피의자 2명 중 1명을 지난 22일 한국으로 송환했으며, 또 다른 페루 국적 피의자 1명은 아직 스페인에서 범죄인 인도 심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나머지 홍콩 국적 피의자 1명은 태국에서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도피, 경찰이 여전히 소재를 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강원랜드의 슬롯머신 기종을 미리 파악한 다음 만능열쇠를 제작해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며 “송환된 피의자를 강원 정선경찰서로 이송해 슬롯머신 탈취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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