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고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산불이든 인생이든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어제 보다는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요

▲사진=진종섭씨는 강원 동해시 신흥동 서학골 일원의 산불예방지킴이로서 산불예방에 앞장서고 있었다. 
▲사진=진종섭씨는 강원 동해시 신흥동 서학골 일원의 산불예방지킴이로서 산불예방에 앞장서고 있었다. 

 

강원도 '동해안 산불'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동해안 시.군민은 이맘때 쯤이면 산불에 대한 공포감이 드리워진다. 

산불로 인한 노심초사한 마음에 소방당국과 지자체, 시민들도 각각 산불예방에 앞장서고 있지만, 메마른 날씨와 강풍에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산불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은 쉽게 떨어뜨리지 못하고 있다. 

산불예방을 위한 모든 이들의 마음은 하나 같다. 진종섭씨(82.사진)도 그 중 한 명으로 8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산불예방에 앞장서고 있었다. 

진 씨는 산불지킴이로서 산불예방에 대한 노하우와 그 간 산불지킴이로서 관광객들과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진 씨는 "산불예방이라고 특별히 다른것은 없는 것 같아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땅에 자연재해가 아니라면 모두 인간들의 부주의 아니겠어요"라며 "우리들이야 뭐 산에 불이 날 위험성이 있는지 점검하고 감시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혹시나 모를 예방을 위해 매일 산을 걷고 있는 이들에게 주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매년 등산 인구가 증가하고 산을 오르며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많아 지고 있다. 하지만, 자연발화로 인한 산불은 해마다 증가추세다. 

산림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2013∼2022년 산불 원인별 통계를 보면 이 기간 연평균 535건의 산불이 발생했는데 절반 이상이 인재였다.

 

사람들이 작은 것을 얻지만,

큰 것을 잃는다는 생각을 좀 했으면...

사진=진종섭씨는 8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산을 오르는 관광객들에게 산불 주의를 당부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사진=진종섭씨는 8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산을 오르는 관광객들에게 산불 주의를 당부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진 씨는 "일단 산불을 감시하려 산에 오르는 것이 약간 힘은 들지만 나 역시 건강삼아 올라간다"며 "일부 사람들이 술을 마신다든가 흡연을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절대 하지말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행동을 주의깊게 관찰한다는 진 씨는 "공기 좋은 산을 오른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작은 것을 얻지만 큰 것을 잃는다는 생각을 좀 했으면 좋겠어요"라며 "내 나이 80이 넘었지만, 산을 지키라면 끝까지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지난해 3월 5일 강릉 옥계 산불이 강풍을 타고 동해시 초구동으로 번짐녀서 산불 피해 면적이 동해시 2,100㏊, 강릉 옥계 1,900㏊로 전일과 동일한 총 4,000㏊의 산불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지난해 3월 5일 강릉 옥계 산불이 강풍을 타고 동해시 초구동으로 번졌다. 이 산불로 피해 면적이 동해시 2,100㏊, 강릉 옥계 1,900㏊로 4,000㏊의 산불피해가 발생했다.

 

젊은 사람들의 나이와는 달리 80대의 나이를 무색게 하는 진 씨의 산불예방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인재(人災)였다. 

진 씨는 "나이를 들고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산불이든 인생이든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어제 보다는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요"라며 재차 관광객이 움직이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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