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는 20cm가 채 안되는 물고기로 부성애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바다에 살던 가시고기는 산란기가 되면 강으로 올라오는데 수컷이 입으로 돌을 물어 다른 곳으로 열심히 옮기며 작은 웅덩이를 만든다.  

그 다음 수초를 물어다 그곳에 깔아 놓는다. 이 작업이 끝나면 암컷이 그곳에 산란하고 다시 바다로 떠나버린다. 

그 때부터 수컷의 고된 노동이 시작된다. 먼저 알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지느러미를 부지런히 움직여 부채질 한다. 또, 밑에 있는 알이 썩지 않도록 수시로 뒤바꿔 주며 물살에 알이 떠내려 가지 않기 위해 수시로 점액을 뿌린다. 

수컷은 알을 노리는 수 많은 적으로부터 알을 보호하기 위해 잠도 자지 않고 보초를 서며 침입자와 수시로 전투를 벌인다. 

수컷은 밥 먹을 시간도 없고, 잠은 커녕 한눈 팔 시간도 없다. 또한 부채질을 멈추지도 못한다. 이렇게 일주일이 지나면 수컷은 기진맥진해지고 열흘이 지나면 모든 힘을 소진하게 된다. 

이 때 알에서 부화한 치어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 때도 여전히 수컷은 느린 동작이나마 부채질 한다. 

결국 수컷의 몸은 점점 푸른색으로 변색되고 끝내 죽어 강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때 치어들이 아비 곁으로 모여들어 그 아비의 몸을 먹기 시작한다.

당장 먹이를 구할 수 없는 치어들에게 죽어가는 수컷은 좋은 먹이감이 되어 주는 것이다.

예전에 '연탄길'이란 책이 베스터 셀러가 된 적이 있다. 가난하고 여러운 시절의 애환을 담은 책인데 이야기 하나가 있다. 

철수의 아버지는 병들어 누워있다. 그의 집은 너무나도 가난해 대학에 입학했어도 등록금을 낼 수 있는 형편이 못됐다. 

철수는 무능력한 아버지를 원망하며 집을 나가버렸고 며칠을 방황하다 집에 왔을 때 전화하고 계신 아버지의 음성을 엿듣게 된다.

“혹시 장기를 팔 수 있을까 해서요. 제 아들 대학 등록금을 내야 합니다.”

이 소리를 들은 철수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그 어떤 생의 역경 속에서도 굳건하게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부모의 마음으로부터 우리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준다. 

잔잔한 미소가 생전처럼 눈앞에 어른거리고 있어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하늘에 계신 부모님을 그려본다. 

부모님의 고귀한 삶에 제대로 효도하지 못했다면 오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꼭 고향을 찾아가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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