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시 효자로 '보배아파트' 황유인 관리소장

코로나19 장기화 사태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아파트는 어떨까? 방역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엘리베이터는 또 어떨까?

혹여나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을까하는 마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아파트는 입주민들끼리 매일 얼굴을 보면서도 마스크 쓴 얼굴로 인해 감정은 잘 느낄 수 없다. 

 

아파트를 관리하고 입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처리하는 강원 동해시 보배아파트 황유인 관리소장(사진.70)은 "서로들 마스크를 쓰고 매일 지나치지만 그래도 웃는 모습은 금새 알아차릴 수 있다"며 "힘든 시기지만 그래도 웃는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가장 바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원 동해시 효자로 600-1에 위치한 보배아파트는 입주민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전해지는 곳으로 이 곳에서 25년간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일해 온 황 소장의 경험과 생각들을 들어봤다. 

 

▲ 사진=강원 동해시 효자로600-1에 위치한 '보배아파트' 전경 사진.

-보배아파트 입주민들은 무엇보다 단합이 잘 된다고 들었는데요?
서로 일상을 살면서 마주하는 자리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사는 곳입니다. 서로 엘리베이터 안에서라도 낯설은 모습이지만 '조심히 들어가세요~'라는 말은 어느새 입주민들끼리 인사가 됐습니다. 
자주 사람들이 바뀌고 낯설지만 요즘같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도 입주민들은 서로를 걱정하는 모습도 보이고, 각자의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 듯 합니다. 

 

-아파트 관리소장을 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을텐데요?
솔직히 힘든 일이 없다면 거짓말이지요. 그래도 보배아파트 입주민들은 쓰레기 분리수거부터 잘 정돈된 삶을 사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즐겁게 일한다'는 마음으로 입주민들과 긍정의 힘을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마도 가장 힘든 일이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해는 받지 않도록 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만하게 입주민들과 소통하는게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25년 동안 아파트 관리소장을 하면서 느끼신 점도 있을까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닫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소리가 많이 줄었다는 것입니다. 아파트 앞쪽에 아이들 놀이터가 있지만, 언제부턴가 아이들의 소리는 들을 수 없어요. 사람이 살아간다는게 남녀노소 함께 어울려 오손도손 살아가는 것 만큼 중요한게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사람소리가 나고, 아이들이 뛰어놀고, 서로고 웃음을 건네받는게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어요. 

 

-보배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도 있을까요?
뉴스에서 보면 아파트 관리소장들의 피해가 나오곤해요. 그런 뉴스를 볼때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때마다 입주민들을 위해 내가 조금 더 움직이고 노력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봐요. 

 

▲ 사진=강원 동해시 보배아파트 입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분리수거에 동참하면서 폐품들이 잘 정돈돼 있다.

-보배아파트는 분리수거가 잘 되고 있다는 말도 있어요?
네 맞습니다. 입주민들 스스로가 분리수거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매주 지정한 날짜에 컨테이너 박스 문을 열어놓으면 입주민들이 종류별로 잘 정리해 놓는게 너무 보기 좋습니다. 아마도 동해시에서 이렇게 분리수거가 잘 되는 곳은 몇 없을것 같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뒤 황 소장은 다시 분리수거 현장으로 다가가 나머지 일을 마치는 모습이었다. 그의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연륜과 25년 동안 아파트 관리소장을 이어오면서 비춰지는 인간적인 모습은 한 직업인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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